성범죄자 하루 3번 성폭행 시도…배달 등 대민 서비스 취업제한 '구멍'
2019.11.07. 06시10분 | 이영민 기자 letswin@ 머니투데이
[현행법상 성범죄자 배달대행업 취업제한 한계…"제도 통합 관리·보안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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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자취 3년차 여성 강모씨(30)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 '문 앞에 놓고 가시면 됩니다'하고 메모를 꼭 남긴다. 배달 앱에서 결제할 수 없는 음식점에서는 주문도 하지 않는다. 직접 배달원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다. 강씨는 "여자 혼자 사는 집이란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며 "성범죄자가 배달업 취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더 주의하고 있다"며 말했다.

최근 성범죄 전과가 있는 배달원이 하루 밤새 3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발생하면서 1인 여성 가구나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나온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일이 잦은 배달대행업종을 성범죄자 취업제한 대상업종에 추가하는 등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랑경찰서가 이달 1일 강도·강간 등 혐의로 구속한 배달업자 남모씨(43)가 과거 성범죄 전력이 있는 신상정보등록 대상자로 밝혀졌다.

남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2시~오전 6시까지 4시간 사이에 서울 광진구, 중랑구, 경기도 구리시를 돌며 세 차례 성폭행을 시도한 뒤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범죄 전과가 있는 배달원이 동종 범죄를 저지른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심부름 앱을 통해 부른 40대 남성이 고객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었다.

이 남성은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 전과자로 드러났다. 배달원의 성범죄 사건이 잇따르며 상대적으로 성범죄에 취약한 여성 혼자 있는 가정이나 사업장의 불안감도 커졌다.

현행법상 성범죄자의 배달업 취업을 막을 방법은 없다. 지난 7월 발효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성범죄 등 강력범죄 전과자가 최대 20년간 택배업에 종사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화물차와 특수자동차가 아닌 오토바이(이륜차)를 이용한 배달업은 제한 대상에서 빠졌다. 동일하게 소비자를 만나는 배달업임에도 성범죄 취업제한 규정에선 제외되는 구멍이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오토바이 배달업자 역시 성범죄 취업제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8일에는 성범죄자의 배달업 취업을 제한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성범죄자 알림e' 우편물에서 본 사람이 배달 기사로 일하는 모습을 봤다"며 취업제한 강화를 촉구했다.

지난 8월 국회에 발의된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배달대행업체가 배달기사의 범죄경력을 확인하게 하는 조항이 포함됐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나온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성범죄자 취업제한 제도는 개별법에 따라 관할 부처가 달라 효율적인 관리가 어렵다"며 "제도를 통합·관리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업제한 강화보다 성범죄자 관리·감독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면 성범죄자의 배달업 취업제한도 가능하겠지만 확장하다 보면 모든 직업이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당장은 시민이 안전에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성범죄 전과자 대상 보안·관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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