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아베→스가' 바뀌었지만...한일 관계는 제자리일 듯
2020.09.15. 16시09분 | 동방성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자민당 선거에서 총재로 선출되면서 일본 총리가 8년 만에 바뀌게 됐지만, 한·일 간 냉담한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장관은 이날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에서 
전체 535표 중 377표를 획득, 70.47%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오는 16일 총리 지명 선거를 통해 차기 총리에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12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출범 이후 7년 8개월간 아베 총리의 오른팔로서 '한국 때리기'에 동참해왔다. 극우 색채가 뚜렷했던 아베 총리 집권 기간 한·일 관계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스가 장관은 차기 총리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기도 이전에 아베 내각이 추진해 온 모든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적극 표방해왔다.  한국에 대해서도 연일 강경 메시지를 발신했다.  

결국 아베 총리가 떠나고 '스가 시대'가 열린다고 해도 한·일 관계가 눈에 띄는 개선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퇴임을 앞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도쿄도 미나토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자민당 총재 선거 투개표에서 차기 총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가, 한·일 관계 회복 후순위"

14일 외교가에 따르면 스가 장관이 차기 일본 총리로 부임하더라도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를 둘러싼 한·일 관계는 전향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일 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은 적다"며 "아베 총리와 함께 정국을 운영해온 스가 장관이 한국에 대한 아베 총리의 스탠스(자세)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약 7년 8개월에 달하는 아베 총리의 집권 내내 '아베의 입'으로서 곁을 지켰던 스가 장관도 한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의미다.

일본 국내 코로나19 상황과 경기 악화도 한 가지 변수다.  스가 장관은 총리로 지명되는 즉시 국내 코로나19 사태 수습과 경기 회복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관계 회복은 후순위라는 얘기다.

진 센터장은 또 "일본 국민들 또한 여전히 한국에 비판적인 상황"이라며 "한국에 타협하는 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외교 당국도 한·일 갈등과 관련한 기조에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양국 정부 수반이 바뀌는 것과는 관계 없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에 대한 정부의 기본 입장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에 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도쿄 한 호텔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경쟁 후보들을 압도적인 표 차로 제치고 총재에 당선됐다. 그는 16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정식으로 제99대 총리로 선출돼 스가 요시히데 내각을 공식 발족한다. 사진은 14일 오후 총재 당선이 확정된 뒤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는 스가 관방장관. [사진=연합뉴스]



◆11월 정상회담 기대 목소리도

다만 일각에서는 총리 교체를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특히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제9차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이 예정돼 있어 일본이 11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일 양자회담이 연내 열리면 양국 관계 회복에 물꼬는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내에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 양국 갈등 해결에 첫발을 디딜 경우 국내에 압류된 일본 전범기업 자산 매각, 즉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 강제징용 피해 배상과 관련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도 나온다.

양 교수는 또 "정상외교가 트렌드인 요즘 중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상 간 신뢰가 필수적으로 구축돼야 하는데, 아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서는 신뢰가 부족했다"며 "스가 장관과 문 대통령은 양측이 모두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스가 장관이 내년 9월로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를 마친 후 차기 총리 선거를 또 한 번 앞둔 만큼 장기집권을 위해 아베 총리와는 차별화 전략으로 한·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스가 장관의 임기가 약 1년인데 그동안 한·일 관계와 관련해 혁신적인 정책을 내놓거나 아베 총리의 노선을 완전히 뒤집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장기집권을 꾀하기 위해 본인만의 외교 실적을 만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강제징용 문제는 한국 정부가 풀 수 있는 문제고 수출 규제는 일본 정부가 풀 수 있는 문제"라며 "한국 정부가 먼저 징용 문제를 해결할 자세를 보인 후 일본 정부와의 물밑협상을 통해 11월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경은 기자 kyungeun041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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